한나라 "북한 비료지원 배경 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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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국회 남북관계 발전지원 특위에는 임동원(林東源)통일부 장관이 나왔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林장관에게 대북(對北)비료지원 방침에 속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경의선 복원 공사 지연 등 정체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원인과 전망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비료지원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남북한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 (尹汝雋.한나라당)

"북한의 농업 개혁은 이뤄지지 않는데 도대체 비료만 줘서 될 일이냐. 비료 부족분이 연간 2억~3억달러어치라는데 그 정도는 북한이 군사비를 줄여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 (李漢久.한나라당)

경의선에 대해 민주당 유삼남(柳三男)의원은 "중단된 경의선 복원 공사가 언제 재개되느냐" 고,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당초 정부가 발표한 올 가을 개통이 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냐" 고 질문했다.

林장관은 여야 의원들에게 "북한을 지원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느냐는 문제는 전적으로 현 정부에 선택권이 있다. 다만 그 결과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지면 된다" 는 '정부 책임론' 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林장관은 "북한에 대한 지원은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 때부터 내려온,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한 정책" 이라고 말했다.

林장관은 "북한은 연간 1백80만t의 비료가 필요하지만 생산능력은 80만~90만t에 불과하다" 며 "모자라는 70만~80만t은 앞으로도 매년 우리 정부가 지원할 수밖에 없다" 고 계속 지원 방침을 밝혔다.

林장관은 "다음달까지 경의선 복원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개통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고 덧붙였다.

이수호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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