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축구] 히딩크 '왼손엔 당근, 오른손엔 채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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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LG컵 이집트 4개국 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이 27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홈팀 이집트와 우승 상금 5만달러를 놓고 결승전을 가졌다.

이에 앞서 26일 훈련을 마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듣기 불편한 얘기라도) 돌리지 않고 대놓고 얘기하겠다" 며 속내를 털어놓겠다는 뜻을 비췄다. 서로 솔직해지는 게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네덜란드 국가대표팀 등 세계 정상급의 콧대 높은 선수들을 요리했던 히딩크 감독의 용병 철학은 '채찍과 당근' 이다. 훈련은 강하게 시키는 대신 기회 있을 때마다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신경 쓴다.

그는 지난 20일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휴식없이 곧바로 훈련에 들어가는 '강수' 를 썼다. 몸은 피곤하더라도 시차 극복에는 도움이 된다는 '적극적인 휴식(active rest)' 개념이다.

히딩크 감독의 가장 위협적인 채찍은 경기 출장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빼버린다. 이란전에서 윤정환은 전반 활기찬 공격을 보여줬지만 수비 가담이 부족하자 후반에 바로 교체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풀어주는 데도 열심이다. 좋은 분위기에서 훌륭한 경기 운영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우선 사소한 일이라도 자주 선수들을 칭찬한다.

훈련 중 예상치 못했던 칭찬을 받은 선수들은 처음엔 어색해 하다가도 차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카이로(이집트)=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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