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서 삼국시대 기와가마터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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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주 남산에서 6세기 삼국시대 기와가마터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위덕대 학술조사단(단장 金武生)은 23일 "지난달 남산 장창골 천은사터 바로 동쪽에서 채집된 암막새.수막새 등 1백여점의 기와를 분석.검토한 결과 이곳이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기와가마터 중 한 곳으로 확인됐다" 고 발표했다.

경주 탑동 3백여평의 논밭과 산기슭에 위치한 장창골 와요지는 채집된 8엽 연화문 수막새의 연꽃무늬와 중앙의 높은 자방, 수작업으로 붙인 사이잎(間瓣) 등으로 판단할 때 6세기 중반(서기 591년 이전)에 제작됐고 가마 본체는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7~9세기 통일신라시대 기와들이 함께 채집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이 가마에서는 삼국시대.통일신라시대 두 시대에 걸쳐 기와가 생산됐으며, 통일신라시대 기와들은 인근의 창림사.남간사.천은사 등 사찰에 공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남산에서 삼국시대(6세기대) 와요지가 발견됨에 따라 고신라 막새기와의 발생, 제작기법, 제작시기, 수급관계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경주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기와가마터(안강 육통리 : 6세기, 내남면 망성리 : 6세기말, 현곡면 다경 : 6세기말)는 모두 왕궁이었던 월성(月城)과의 직선거리가 5~23㎞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데 비해 장창골 와요지는 불과 1.7㎞ 거리에 있다.

위덕대 박물관 박홍국(朴洪國)학예연구실장(불교고고학)은 "불교유적지로만 널리 알려진 남산에서 가마와 같은 생산유적이 발견됨으로써 남산의 북부가 여러 면에서 신라문화의 요람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고 의미를 부여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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