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장세 … 중형주 매력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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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주변 악재가 하나둘 희석되면서 증시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을 지속할 만한 호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렇게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장세가 이어질 경우 대형주보다는 중형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17일 중형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들에 주목해 볼 만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3월 초를 기점으로 유가증권 시장의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중형주의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종목 내 중형주의 비중도 지난달 중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중형주 지수 자체가 크게 상승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추세로 보면 앞으로 선전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중형주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300위 정도의 종목들이다. 지난해 이후 상승장에서 소외돼 가격이 덜 올랐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이후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펼쳐지면서 대형주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금이 증시보다는 채권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도 대형주에는 불리한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증시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채권이 대형주를 대신할 투자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형주는 시기적으로 2~3분기 주가 흐름이 좋다는 분석도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분기에는 중소형주, 2~3분기에는 중형주, 4분기에는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대개 연말부터 1월까지는 대형주 수익률이 좋지만 이후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중·소형주가 많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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