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토종 자존심 회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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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의 자존심을 회복한다.'

서장훈(30.삼성.2m7㎝)과 현주엽(29.KTF.1m95㎝).김주성(25.TG삼보.2m5㎝) 등 국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29일 개막한 2004-2005시즌에서 명예회복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도입된 자유계약제로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면서 이들과 맞설 국내 장신 선수들을 한층 긴장시키고 있다.

서장훈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에 부상 등으로 성적이 시원찮았고 연봉마저 삭감돼 자존심이 상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나와 "지난 2시즌은 나 스스로 불만스러운 시즌이었다. 더 늦기 전에 꼭 자존심을 되찾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성적을 올려 명예를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실력이 조금 올라간 것 같지만 충분히 해볼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장훈은 시범경기 동안 골밑이나 중거리 슛 뿐 아니라 3점슛 마저 연방 터뜨리면서 전반 2쿼터 동안만 20득점 안팎을 기록하는 놀라운 기량을 보였다.

지난 시즌 계속된 부진 속에 다리부상까지 입어 저조한 성적으로 끝을 맺었던 '매직 히포' 현주엽. 이번에는 무려 20㎏ 가까이 감량해, 몰라보게 가벼워진 모습으로 나타나 팬들을 놀라게 했다. 부상을 줄이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책이다. 그는 " 프로에 와서 자존심을 많이 상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는 '고질병'이었던 나홀로 플레이가 크게 줄었다. 예리한 어시스트는 물론 가공할 3점포마저 선보여 '국내 최고의 포워드'로 불리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했다. 개인적으로도 그는 내년에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때문에 몸값을 올리기 위해 올 시즌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형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 2002 ̄2003시즌 신인왕에 올랐던 '수퍼 루키' 김주성은 이번 시즌에 '국보 센터'서장훈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시범경기 동안은 허리 통증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최근 컨디션을 완전 회복했으며 정규시즌에는 특유의 스피드와 득점력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스타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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