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가수' 박순일씨 장애극복상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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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혼자서 견디기엔 몹시 힘겨운 고민거리 있을 땐/지나간 어린시절 그때를 생각해/넌 따스한 세상 느낄거야' .

1991년 '사랑으로 가는 길' 이라는 곡을 발표했던 소아마비 가수 박순일(朴淳一.39)씨. 그가 20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올해의 장애극복상' 을 받는다. 음악 봉사활동 단체인 '빛소리 앙상블' 단원으로 97년부터 매달 농어촌과 낙도의 재활원 장애 아동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해온 그다.

한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못쓰게 된 그가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건국대 1학년(법정계열)이던 82년, 어머니가 뇌출혈로 숨지면서다. 음악다방 DJ, 통기타 연주자 등을 하면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94년에는 30일간 매일 다른 도시에서 공연하는 자선콘서트 '사랑 만들기' 를 열었다. 듀엣 '수와 진' 의 '심장병 돕기 투어콘서트' 에 참여하는 등 98년까지 매년 10여차례 콘서트도 열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평화방송에서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세상' 이라는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 진행도 맡고 있다.

"장애인들은 문화적으로도 소외돼 있어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내 노래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

그는 5년 전 교회에서 만난 회사원 오문희(29)씨와 오는 7월 결혼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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