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FIFA 마케팅 대행 ISL사 파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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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케팅 독점 대행사인 ISL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스위스 추크지방법원은 12일(한국시간) 재정난을 겪고 있는 ISL이 구조조정안과 제3자 인수방안을 제출하며 낸 파산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파산 선고를 내렸다. ISL은 이 판결에 대해 10일 이내에 고등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2002 한.일월드컵 마케팅권과 TV 방영권을 비롯한 각종 상업적 권리를 독점하고 있는 ISL이 파산 선고를 받음에 따라 1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준비에 차질이 예상된다.

FIFA는 "ISL의 파산에 대비해 모든 준비를 취했다. 상급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상세한 대비책을 발표하겠다" 고 밝혔다. FIFA는 곧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탁월한 협상력으로 FIFA에 막대한 수입을 안겨줬던 ISL이 사실상 파산함으로써 FIFA는 스폰서 유치 등 수익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거나 다른 대행사를 선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됐다.

ISL은 월드컵의 가장 큰 수입원인 FIFA 공식 파트너로 11개 업체를 선정했으며 앞으로 4개 업체를 추가로 선정,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또 TV 중계권에서도 독일의 미디어그룹 키르히와 공동 출자한 HBS를 설립해 월드컵 사상 최고의 중계권료를 따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 왔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는 지나친 상업성을 내세워 한국측의 수익사업에 사사건건 간섭하던 ISL이 퇴출될 경우 FIFA와 직접협상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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