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최고, 정부 경제팀 오만 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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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한동(李漢東)총리께선 요즘 서울역에 가 본 적이 있나요. 거기엔 아픈 민생이 있습니다. "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11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경제팀의 안이.오만을 질타하고 여당의 자성(自省)을 요구했다. 金위원은 "경제상황보다 심각한 게 정부의 말 바꾸기에 대한 불신" 이라며 "현대건설 처리 과정에서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고 단언했다.

"신규자금 지원 없다" (2000년 11월)→ "4억달러 해외 지급 보증만 해주면 회생" (올 3월)→ "2조9천억원 출자전환과 신규 대출" (3월 28일)의 갈팡질팡한 정책을 지적한 그는 "어떻게 정책을 믿겠느냐" 고 톤을 높였다.

金위원은 진념(陳稔)경제팀에 "정부가 2월 말 천명한 기업과 시장 자율의 구조조정이 과연 이뤄지고 있느냐" 고 물었다. 그러면서 "기업 실상을 재검토해 구조조정 성과가 과장됐다면 경제팀은 정직하게 인정하라" 고 촉구했다.

金위원은 말미에 "나를 포함한 민주당도 거시지표가 좋아지자 안이한 마음을 가졌고, 일부 오만해진 게 사실" 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고민 끝에 뼈아픈 얘기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고 밝혔다.

이한동 총리는 "정책의 여론 수렴, 신뢰 확보에 미진한 점이 많았던 게 사실" 이라고 답변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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