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남평초교 열악한 체육장 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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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재작년 개교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남평초교는 다음달 예정돼 있는 운동회를 치를 일이 걱정이다.

작년보다 8학급이 늘어 더욱 좁아진 운동장에 전교생과 학부모들을 참석시키고도 운동회가 원활히 진행될런지 자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 학교 운동장은 2천5백80㎡에 불과해 운동장 조회 때마다 3~6학년만 참석시키고 있다.

체육강당도 없는데다 대각선으로도 1백m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체육활동에 지장이 많다. 또 청주의 진흥.수곡.원평초교의 경우도 비좁은 운동장 탓에 지난해 운동회를 학년별로 따로 치렀다.

충북도내 신설학교 대부분이 도교육청이 마련한 면적기준에 미달해 한창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체육활동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정상적인 체육활동 등을 위해 최소한 필요한 초.중.고별 부지 확보 기준은

▶초교 1만3천2백㎡

▶중학교 1만4천4백㎡

▶고교 1만5천6백㎡로 돼 있으며 도교육청은 택지개발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1991년 이후 신설된 도내 초등학교 34개교 중 7곳만 이같은 기준을 넘겼을 뿐이다. 개신.용암2.강서지구 등 청주 택지지구내 6개 신설예정 초교는 단 한 군데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가 토지구획정리사업 중인 봉명.신봉지구내에 2003년 36학급 규모로 개교 예정인 신봉초교의 경우 1만6백㎡로 기준보다 2천6백㎡(20%)가량 좁다.

중학교의 경우도 이보다는 덜하지만 절반 가량이 기준면적에 미달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준미달교의 신설이 묵인되는 것은 교육청 기준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예산마저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자체 기준에는 미달되지만 대도시 실정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각급학교 설립운영규정' (대통령령)상 면적기준에는 벗어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택지개발 과정에서 면적이 줄어들기 일쑤" 라며 "인구증가와 지가상승에 따라 부지확보가 충분히 안돼 안타깝다" 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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