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오름세 한 달 최고 17% … 올라탈까 기다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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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증권주들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올 초 잇따른 해외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하락하고 주식 거래량이 줄면서 주가가 급락하더니 2월 초·중순께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 11일 종가 기준으로 키움증권 주가는 한 달 새 17%, 우리투자증권은 12.5%, 대신증권은 9.3% 상승했다.


한화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들어 증권주가 오르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급락에 따른 반등이다. 증권업종 지수는 올 1월 11일 2941.54에서 2월 8일 2420.17로 17.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 폭(8.3%)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자 하락이 지나쳤다고 보고 매수세가 들어와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배당’이라는 재료다. 국내 증권사는 대부분 3월 말에 연간 결산을 한다. 3월 말 현재 주주 명부에 올라 있으면 배당금을 받는다. 또 각 증권사들은 올해 대신증권이 6.5% 안팎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일 것이라는 보고서를 줄줄이 내놨다. 이에 ‘사자’가 몰렸다.

여기에 키움증권이 최근 1800억원 유상증자를 해 재무구조가 탄탄해졌고, 우리투자증권은 금호산업 투자에 따른 손실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종목별 재료까지 겹쳐 증권주들이 오름세를 보였다.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증권주가 최근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8년 3월 말의 50~70% 수준이어서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가치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 거래량이 줄어 증권사 수수료 수입도 감소한 게 작용한 것이기는 하다”며 “그러나 증권사 보유 채권의 위험도가 크게 낮아지는 등 위험 자산이 줄어든 것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종목으로는 키움증권을 들었다. 무엇보다 2010년 3월 결산 기준 PBR 예상치가 1.6으로 2008년 3월 말(3.0)의 절반 수준인 게 큰 매력이라고 했다. 키움증권이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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