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안부 프랑스서 실화소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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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의 우익 역사교사서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인 종군위안부 이야기를 그린 실화 소설이 최근 프랑스에서 출판돼 화제다.

화제의 작품은 프랑스의 기자 출신 여성작가인 쥘리에트 모리오의 『상하이의 붉은 난초』.

외국 작가가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소설을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여 동안 한국에서 살기도 했다는 작가 모리오는 "1995년 한국에서 만난 위안부 출신의 '文할머니' 의 자세한 증언을 듣고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고 말했다.

모리오는 "밤을 꼬박 새워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마 더이상 들을 수 없어 할머니의 말을 멈추게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 털어놓았다.

그는 "종군위안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광란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알려지지 않은 비극" 이라며 "듣는 순간부터 이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상미, 한국 여성이다" 라고 시작하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1인칭 시점으로 상하이.싱가포르 등지로 끌려다니며 치욕적인 생활을 했던 상미가 느끼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고통과 원한" 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프레스 드 라 시테' 출판사가 발간한 5백4쪽의 이 책은 19일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발매된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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