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대통령 저격수' 시라크 대통령 궁지로 몰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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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랑스의 '대통령 저격수' 에릭 알팡 예심판사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점점 더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파리 근교 크레테이 지방법원의 알팡 판사는 파리의 서민임대아파트(HLM) 건설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7일 시라크 대통령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한 데 이어 3일에는 시라크의 개입 혐의에 대한 결정적 진술을 확보했다.

알팡 판사에 의해 소환된 프랑수아 치올리나 파리 건설개발국(OPAC)전 부국장이 "시라크가 비리의 지휘자이자 가장 큰 수혜자" 라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올리나는 시라크 대통령의 파리시장 시절인 1989~93년 OPAC 부국장을 지냈다. 따라서 그는 시라크가 HLM 건설 계약을 따낸 기업들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아 자신이 소속한 공화국연합(RPR)당에 전달한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증인인 것이다.

치올리나 전 부국장은 건설업자들이 자신에게 "계약을 따내려면 파리시청 금고에 현찰을 입금시켜야 한다" 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사회당의 아르노 몽트부르 의원은 "다음주 중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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