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복사약 조제 의보재정 누수 아닌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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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적자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겪은 일을 말하고자 한다.

지난달 비염에 걸린 딸을 데리고 이비인후과 병원과 약국을 일곱번 찾았는데 오리지널약을 조제하라는 처방전을 무시하고 복사(카피)약을 지어주는 약국이 있었다. 그런데 약국에 낸 돈은 처방전을 충실히 따른 다른 약국의 경우와 같았다.

약효가 같다면 복사약을 쓰는 것이 보험재정 측면에서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조제를 하는 것도 아니며 처방전에 적힌 약과는 다른 것을 주면서 피보험자와 공단에 비싼 약값을 청구하는 것은 문제다. 일반소비자가 오리지널약과 복사약을 구별할 수 없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공단의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보험료 인상이나 목적세 신설을 고려하기에 앞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재정 누수를 막아야 한다. 또한 의료소비자인 국민들도 과도한 병원 방문을 자제함으로써 사회의 의료안전망인 건강보험의 재정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애선.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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