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찰기 승무원 연행전 기밀 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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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에 불시착한 미국 EP-3 정찰기의 승무원들이 중국 당국에 연행되기 전에 정찰활동과 관련한 핵심기밀을 모두 파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승무원들은 비상상황이 닥치면 컴퓨터에 저장된 민감한 정찰자료를 삭제하고 기내의 기밀장비를 파손하도록 훈련받아 왔다" 며 "EP-3기 승무원들이 파기 절차를 끝낼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이는 EP-3기가 하이난(海南)성에 불시착한 뒤 승무원들이 인민해방군에 연행되고 정찰기가 중국 당국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파기작업을 완료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관리는 그러나 더 이상 자세한 정황을 밝히지는 않았다.

미 국방부는 사고 직후부터 정찰기 내의 민감한 정보가 중국에 노출되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방송은 3일 "중국이 EP-3기의 정보를 취득하면 전자전에서 미국이 10년 이상 누려왔던 우월한 지위를 저지할 수 있으며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의 전자전 수행능력까지 손상받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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