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비싼 공이 좋은 공? 나와 궁합 맞는 공 따로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2면

테일러메이드 김현진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5피스’ 펜타TP 단면. [김상선 기자]

김현진 박사팀이 개발한 골프공은 세계 최초의 ‘5피스’ 공이다. 그런데 왜 난데없이 5피스인가. 기자는 “다섯 겹으로 만든 골프공이 네 겹으로 만든 골프공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면 6피스, 7피스가 되면 더 좋을 게 아니냐”고 물어봤다. 김씨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알쏭달쏭한 대답을 했다.

“클럽은 용도에 따라 14개나 되는데 골프공에 대해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골프공의 기능을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왜 5피스 골프공이 나왔는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그는 골프공 하나에 드라이버와 롱아이언, 숏아이언, 웨지샷, 30야드 거리의 어프로치샷, 퍼팅에 이르기까지 샷을 할 때마다 필요한 기능을 골프공 하나에 모두 집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코어는 드라이브샷에 영향을 미치고, 겉에서부터 네 번째 소재는 롱아이언의 탄도와 일관성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또 ▶세 번째 소재는 숏아이언의 스핀과 컨트롤 ▶두 번째 소재는 웨지샷을 할 때 스핀 ▶커버(껍데기)는 30야드 이내의 샷을 할 때 손맛(느낌)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렇지만 무조건 피스가 많아진다고 해서 성능이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다섯 가지 소재가 균일하게 원을 그려야 하는 건 물론 소재와 소재 사이에 틈이 있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는 코어를 둘러싼 여러 겹의 소재가 마치 하나처럼 일체감이 있도록 하면서도 각각의 소재가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골프공 제조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에게 골프공 선택 요령과 보관 방법 등을 물어봤다.

-어떤 골프공을 선택하는 게 좋은가.

“가능하면 골프장에서 골프공을 여러 클럽으로 한 번씩 쳐본 뒤 자신에게 맞는 공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와 롱아이언, 숏아이언, 웨지를 바꿔가면서 여러 가지 공을 쳐보는 것이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것이다. “어떤 공을 사용하느냐”고 물으면 “선물받은 공을 사용한다”고 대답하는 이가 많은데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골프공 선택에 좀 더 신경을 쓰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

-초보자는 2피스 공을 쓰는 게 바람직한가.

“그렇지 않다. 초보자라고 해서 반드시 2피스 공을 써야 하는 건 아니다. 2피스보다 5피스 공이 거리가 더 많이 날 수도 있다. 핸디캡에 의해 공을 결정해선 안 된다.”

-거리를 늘리기 위해 라운드 전날 전자레인지에 골프공을 넣고 가열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효과가 있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골프공은 최소한 24시간 상온에서 보온해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자동차 트렁크에 골프공을 보관하는 건 금물이다. 물에 빠진 공을 주워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글=정제원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