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바그너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총감독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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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83)의 증손녀인 에바 바그너 파스키에(55)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신임 총감독에 선임됐다.

바이로이트 재단이 현 총감독인 볼프강 바그너(81)의 후계자로 볼프강과 전처 사이에 태어난 에바를 임명키로 확정한 것이다. 임기는 2002년 10월부터다. 이로써 최근 4년간 후계자 임명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돼온 '바이로이트 전쟁' 은 결국 에바의 승리로 끝났다.

1973년 창설된 바이로이트 재단은 24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재정지원과 운영을 감독한다.

51년부터 바이로이트 총감독으로 전권을 행사해온 볼프강은 후계자 자리를현재의 아내 구드룬(56)에 이어 딸 카테리나(23)에게 물려줄 참이었다. 하지만 바그너 가문은 "음악적 재능이 부족하다" 며 구두룬을 부적격자로 여겨 왔다.

에바는 67년 큰 아버지 빌란트가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 볼프강을 도와 9년 동안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총감독 조수로 일했으며 84~87년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총감독을 지냈다. 현재 액상 프로방스 페스티벌의 예술고문과 휴스턴 오페라.파리 샤틀레 극장의 총감독으로 있다.

"독일 연방정부가 나서서 아버지 볼프강으로부터 퇴진 시한을 받아내야 한다" 고 공공연히 주장해 온 에바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 '사유재산' 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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