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2조9천억 출자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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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와 채권단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건설에 2조9천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채권은행장들은 28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현대건설에 1조4천억원을 우선 출자전환하고▶단기 유동성 지원을 위해 현대건설로 하여금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7천5백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게 해 이를 은행권이 인수하며▶이후 7천5백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채권단은 29일 현대건설 주주총회(오전 9시)가 끝나면 오전 11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채권은행장 회의를 열고 이같은 출자전환 방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과 채권단 관계자는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현대건설을 확실히 살리기 위해선 대규모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고 밝혔다.

한편 조흥은행 등 쌍용건설 채권단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회의를 열어 이 회사에 4천3백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지난해 12월 말 결산 결과 자본이 잠식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출자전환과 대출금리 감면 등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고 말했다.

채권단은 1조2천억원의 대출금 가운데 4천3백억원을 CB 인수를 통해 출자전환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연 10~11%의 금리를 5~6%로 낮춰 주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일부 금융기관이 반대해 확정하지 못했다.

송상훈.정철근 기자

◇ 출자전환이란〓기업의 부채가 쌓여 자본금을 잠식한 경우 채권단이 돈을 꿔준 기업으로부터 받아야 할 채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당 기업에 출자해 주식 지분을 소유하는 대신 부채를 탕감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기존 주식은 채권단 출자분만큼 소각되며 이에 따라 기업의 경영권도 바뀌어 채권단이 회사의 새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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