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신설 구미 금오고 통학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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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교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요. 학교 앞을 지나는 버스노선을 만들어 주세요. "

구미시 광평동 금오고교 학생들이 "학교와 버스정류장간 거리가 너무 멀다" 며 시내버스 노선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개교한 금오고는 8학급에 3백92명의 1학년이 재학중인 남여공학의 인문계 고교.

구미시가 새로 생긴 학교에 시내버스 노선을 제대로 연결해 주지 않아 학생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 실태=이 학교 황동규(16.1년)군은 아침 등교를 하고 나면 힘이 쭉 빠진다. 황군이 13번 시내버스에서 내리는 곳은 송정동 구미상공회의소 앞.

건장한 체격의 황군이지만 학교에 도착하기까지 20여분이 더 걸린다. 황군은 "걸어오는 동안 힘이 빠져 아침부터 지치기 일쑤" 라며 "학교 앞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만들어 달라" 고 호소했다.

이때문에 집을 나선 학생들은 지각하지 않기 위해 대부분 뛰어서 등교한다. 학생들은 "앞으로 날씨가 더위지면 통학고생이 더 심해질 것" 이라며 걱정했다.

도량동에 사는 김준혁(16.1년)군은 등.하교가 너무 힘들어 아예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한달에 3만원의 교통비를 내고 친구 10여명과 봉고승합차를 타고 다닌다.

학교 관계자는 "일부 학부모들은 등하교 시간에 봉고승합차를 전세내 자녀들을 등교시키고 있다" 며 "학생들의 안전이 늘 걱정" 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장경희(42.상모동)씨도 딸의 통학 문제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이다. 장씨는 "딸이 너무 힘들어 해 남편이 가끔씩 승용차로 태워주고 있다" 고 말했다.

이 학교 김호열(金鎬烈)교장은 "구미시에서 최근 등교시간 버스 노선을 신설하긴 했지만 이 버스가 통과하지 않는 지역의 학생들은 여전히 불편하다" 며 "버스 노선을 조정해서 학생들의 통학난을 덜어 달라" 고 촉구했다.

◇ 대책=구미시는 학생들을 위해 원호동에서 출발, 도심을 통과해 학교 근처까지 가는 100번 버스노선을 만들어 25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이 버스는 아침 등교시간인 오전 7시 18분과 33분 두 차례 학교근처 시민운동장 앞에 도착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학교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한다.

시 관계자는 "노선을 연장할 경우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시간이 너무 걸려 시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며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고 말했다.

학교측은 "노선 조정이 어려울 경우 우선 관광버스를 한 대 빌려 유료로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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