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빌려주면 현금 줄게" 부부 카드깡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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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만 빌려주면 100만원을 즉시 돌려준다'고 속여 500여명에게서 50억여원을 챙긴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차모(36).김모(34.여)씨 부부는 2002년 3월 광주광역시 유동에 인터넷 상거래회사로 위장한 S사를 차려 놓고 회원 모집에 나섰다. 차씨 부부는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물건을 사지 않고 신용카드로 250만원을 20개월 할부로 결제하면 100만원을 3일 내에 돌려주고 할부금은 대신 갚겠다"며 유혹했다. 카드만 빌려주면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속인 것이다.

이들 부부는 가구 등을 판매한 것처럼 허위 매출 전표를 만든 뒤 카드사에 청구, 현금 50억여원을 챙겼다. 이들은 회원들을 상대로 "신규회원 가입비의 7%를 모집한 사람에게 돌려준다"며 회원 모집을 독려한 뒤, 먼저 가입한 사람들이 내야 할 할부금을 나중에 가입한 사람들의 카드 결제대금으로 돌려막았다. 이같은 수법으로 차씨 부부가 10개월 동안 모집한 회원 수는 모든 523명. 지난해 1월 회원수 늘리기가 한계에 다달아 회사가 부도처리되면서 카드결제대금을 떠안게 된 회원들은 상당수 신용불량자가 됐다. 뒤늦게 회원으로 가입한 정모(35)씨는 8개의 신용카드로 5300여만원을 결제했다 빚더미에 앉았다.

경찰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현금이 급한 서민들"이라며 "물품 판매가 아닌 현금 환급을 미끼로 카드사용을 유인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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