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강산 관광등 타격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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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별세로 현대의 대북사업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떼 방북' 으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등 대북사업을 주도해 온 鄭전명예회장의 '빈 자리' 가 어떤 형태로든 대북사업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안팎에선 鄭전명예회장 없는 현대의 대북사업이 제대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미지수라는 시각이 많다.

좌초 위기에 몰린 금강산 관광사업의 경우 사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누적 적자로 인한 자금난을 해소할 방안이 아직 없는 데다 鄭전명예회장이 별세해 추진력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측과 금강산 관광료 인하 협상을 위해 방북했던 김윤규 현대아산.현대건설 사장은 아무 성과없이 21일 밤 돌아왔다. 金사장은 22일 鄭전명예회장의 빈소에서 "급히 돌아오는 바람에 제대로 협상하지 못했지만 북한측에 관광료 인하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金사장의 발언은 현대의 종전 입장에서 한 걸음도 진전되지 못한 것이어서 관광료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착공 시기도 정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개성공단 사업도 사업이 늦춰지거나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鄭전명예회장의 별세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대의 대북사업에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대북사업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던 鄭전명예회장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현대의 대북사업에 우호적인 자세로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鄭전명예회장이 별세했다고 해서 대북사업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북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관광료 인하 등 북한의 이해와 지원에 의존해야 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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