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금강산 '관광자유특구'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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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개성과 금강산을 '관광자유특구' 로 개방키로 남북한이 원칙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남북한 연계 관광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설 계기가 마련됐다.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을 수행했던 박양우(朴良雨)관광국장은 "관광자유특구를 자유 여행뿐 아니라 자유 상거래.투자까지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자고 합의했다" 며 "풀어야 할 과제는 많지만 실현되지 않겠느냐" 고 말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육로(陸路)를 통한 개성 지역 연계 관광은 오는 9월 경의선 개통과 시기적으로도 맞물려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협상이 잘되면 금강산 지역, 예를 들어 통일전망대와 북한 온정리를 잇는 육로 관광도 가능하지만 북한 군부 동의 등 절차가 복잡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측이 개성과 금강산을 관광자유특구로 개방하겠다고 우리측과 합의한 것은 ▶금강산 관광을 통해 적지 않은 달러를 벌었으며▶당초 우려했던 체제 동요 위험성이 생각보다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내금강은 온정리에서 만물상까지 시멘트 포장도로가 뚫려 있으며, 만물상에서 표훈사 아래 내금강 입구까지는 비포장도로로 연결돼 있다.

온정리에서 표훈사까지는 버스로 2시간, 표훈사~보덕암 코스는 걸어서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북측이 개방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내금강 관광 코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아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경의선이 복구되면 열차로 서울~개성간에 1시간30분이 소요돼 서울에서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북측은 주민 접촉을 최대한 막으면서 개성의 고려시대 유적지만 개방하고도 외화를 벌 수 있게 된다.

이연택 관광연구원장은 "현재 북측이 외국인에게도 자유 관광을 허용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우리가 당장 연계 관광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며 "그러나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는 한국 관광을 꺼리던 외국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 고 전망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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