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훈풍에 증시 급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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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급락하던 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2.89%와 5.06% 오른 543.28과 72.04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가 3% 이상 급등하며 2천선을 회복한 점이 매수세를 부추겼다.

반도체주와 금융주는 물론 개인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개별주까지 무차별 상승해 투자심리 호전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종합지수 520선이 강력한 지지선이라는 점이 확인돼 앞으로 급락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반등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며칠간 옆걸음질 치며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기와 반도체 값.엔화가치 등 해외변수들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이 날은 단기 낙폭이 커 반등이 예상됐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고객 예탁금 감소와 우량.비우량 회사채간의 금리차 확대 등 국내 여건도 별로 좋지 않아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 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기까지는 본격 매수를 자제하고 박스권 매매를 통한 일부 중.소형 개별주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리인하를 겨냥한 외국인 선취매에 대비해 금융주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때라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나스닥 지수 2, 200과 2, 000선은 각각 종합지수 550과 520에 상응한다" 며 "당분간 이 범위에서 저점 매수와 고점 매도를 반복하는 조심스런 투자가 불가피하다" 고 조언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주식보다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충고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금리의 0.5% 인하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라며 "세계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우려가 대두하고 있는 만큼 주식을 팔고 저점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본다" 고 말했다.

대신증권 羅팀장도 "나스닥의 2, 000선 붕괴는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 이라며 "다음달부터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이 호전돼야 본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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