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아이 담임선생님 만날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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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첫 달, 새로운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은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에서 궁금한 것을 속 시원히 묻고 좋은 인상까지 남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읽어주며 키우며』저자인 수원 화서초 강백향(44)교사가 담임 선생님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상담 비법을 알려줬다.

Q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시기는 언제가 가장 좋은가?

3월은 학교 업무와 학급 학생들 파악, 수업준비 등으로 매우 어수선하고 바쁘다. 선생님과 첫 만남은 아이들의 성향이 어느 정도 파악되고 교사와 학부모 모두가 서로 궁금한 점이 생길 만한 3월 말에서 4~5월이 가장 적합하다. 다만 건강이나 가족 상황 문제 등 담임 선생님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은 학기 초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Q 상담 약속은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은가?

회의나 출장 일정이 있을 수도 있어 미리 잡아야 한다. 사전에 약속을 잡으면 선생님도 이야기거리를 준비할 수 있고 학부모도 헛걸음하지 않게 된다. 방과 후, 업무시간 내에 교실로 전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통화가 안 되면 휴대폰으로 걸어도 된다.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담임 선생님이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Q 어떤 질문부터, 어떻게 말해야 하나?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편한 마음으로 먼저 엄마가 보는 아이의 모습을 얘기하고 선생님이 보는 아이의 모습에 대해 들으면 된다. 집에서의 모습과 학교 생활이 다를 수도 있어 아이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선생님한테 말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특이체질, 피해야 할 음식, 알레르기등은 꼭 말해야 한다. 만일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면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부모나 선생님의 직접적인 개입은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단, 문제 상황은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때 담임 선생님과 의논해야 한다. 선생님의 나이가 자신보다 어리다고 은근슬쩍 말을 놓거나 다른 선생님과 비교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옷차림은 수수하게 하고 만나는 것이 좋은 인상을 남길 것 같다.

Q 진지한 상담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솔직한 마음이다. 엄마가 보는 아이의 장단점, 바라는 점, 집에서의 생활 등을 생각해뒀다가 말해야 한다. 이혼이나 별거, 경제상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 교사는 아이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아이를 많이 배려할 수 있다.

Q 상담 시 빈손으로 방문해도 되나?

요즘은 학교에 부모님이 오시면 선생님이 차를 대접하기도 한다. 시간을 지켜 방문하고 그냥 가면 된다. 정 실례가 된다고 생각하면 간단한 음료나 간식을 사가는 것 정도는 괜찮다. 과한 선물은 선생님을 부담스럽게 할 수 있다.

Q 찾아가는 횟수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1년에 두세 번 정도다. 4~5월에 상담을 했다면 1학기가 끝날 때쯤 두 번째 상담을 하면 적당하다. 문제가 있거나 상담할 내용이 있으면 선생님이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해 상담을 요청한다. 전화가 없다면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상담 후 아이에게는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

선생님이 칭찬한 내용을 주로 말해줘라.“선생님이 너 착하다고 하더라” 같은 말을 전하면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신뢰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게 된다.

Q 담임 선생님이 선호하는 학부모는?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그 애정이 아이를 통해 드러나게 해주는 학부모다. 예를 들면 준비물을 넉넉하게 챙겨서 친구들과 나눠 쓰라고 하거나, 공손하게 인사하고 밝은 표정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도록 교육하는 부모다. 학교에 오지 않아도 자기 주도적으로 생활하게끔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존경한다.

[사진설명]“솔직한 마음과 밝은 표정으로 찾아오시는 학부모들이 제일 반가워요.” 강백향 교사가 새 학기,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을 앞둔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줬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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