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신노후생활 연금신탁 수익률 하락…가입 신중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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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은행권 신탁상품 중 신노후생활 연금신탁 가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 상품의 인기가 폭발, 하나은행과 조흥은행은 판매를 잠정 중단했을 정도.

이 상품은 상황에 따라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신탁상품의 특징에 원금손실을 은행이 보전해 주는 안전성까지 갖추고 있다. 또 대부분의 신탁상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 상 보호대상 상품이며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세금우대가 가능하다.

수익률도 정기예금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6~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탁상품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연초부터 꾸준히 수탁액이 늘어 4조원이 넘는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근 국고채 금리 등 시장 실세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서는 등 금융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배당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신탁상품에 편입된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신탁상품의 수익률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3월 이후 판매를 개시한 기업은행의 수익률은 4.89%에 불과하고 최근 판매를 시작한 상품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은행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 은행들은 미리 가입한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펀드를 폐쇄하고 새로 펀드를 조성하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적정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조흥은행 신탁업무실 김중근 과장은 "금리도 주식 가격처럼 순환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가입시점을 잘 판단해야 한다" 며 "시중 금리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됐다고 판단되면 채권형 신탁상품 가입을 유보했다가 금리가 오른 뒤 가입하는 게 좋다" 고 권고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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