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책읽기] 박창기 팍스넷 대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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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이 시대 새로운 게임의 법칙으로 자리잡은 세계화는 국가와 기업에 덫이 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인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국제문제 평론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창해 간)에서 전세계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생동감 넘치는 사례를 중심으로 추상적이고 어려운 세계화의 개념을 명쾌하게 풀어놓았다.

그는 세계화가 한순간의 추세나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질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고 역설한다. 세계화로 인해 부를 창출하는 원천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화에는 그 나름의 규칙과 논리가 있어 이를 터득한 자만이 이 시대의 주역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오늘날 세계화 시스템의 본질이 무엇인지, 또 국가.사회.사람.환경이 이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알려줌으로써 냉철한 세계화의 논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최상의 미래전략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인터넷은 세계화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 프리드먼은 인터넷의 등장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가고 있으며, 세계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인터넷을 활용해 투자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전자투자가 집단' 이라 부르며 이들이 바로 세계를 움직이는 핵심세력이라고 말한 점도 매우 흥미롭다.

책을 읽은 후 한동안 멍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세계화 운영질서에 대한 정확한 실체 파악 없이 너무나 근시안적으로 막연하게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다. 이 책은 이땅의 벤처기업인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과거 몇 년간 국내 시장을 주무대로 초고속성장을 이뤄낸 벤처기업들이 향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박창기 팍스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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