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DJP 영남 공들이기' 위기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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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이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정계개편 음모 규탄대회' 는 2여(與)를 겨냥한 성토로 채워졌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반창(反昌)연대' 를 문제삼은 데 이어 하순봉(河舜鳳)부총재는 "의원 임대는 공산당이나 하는 작태" "노추(老醜)와 노망(老妄)" 이라고 색깔론을 곁들였다.

특히 민주당이 9일 대구에서 당4역회의를 열기로 결정하자 즉각 "봉화.울진 선거무효소송 재판(9일)에 영향을 미치고 재선거용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것" (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이라고 반발했다. 張부대변인은 "민주당의 대구 회의는 1967년 목포 국회의원선거에서 정권측이 야당이던 김대중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목포에서 긴급국무회의를 연 것과 마찬가지" 라고 비꼬았다.

"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DJP공조로 확보한 안정감을 무기로 연일 영남을 찾는 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맞불작전으로 나섰다. 강재섭(姜在涉)부총재에게 'TK(대구.경북)방어' 를 맡긴 데 이어 17일 부산 영도에서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국정보고대회' 를 열기로 했다.

李총재의 직접지시로 '부산아시안게임(내년) 지원특위' (위원장 金鎭載)도 만들었다.

이에 민주당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정당을 지향하고 지역패권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남의 지지를 얻는 일이 과제" 라고 명분을 정리했다.

한나라당의 반발에 대해서도 "대구 당4역회의는 선거재판과 상관없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재판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金榮煥대변인)고 되쏘았다.

노재현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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