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표팀 옷 입고 뛴 북한 축구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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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베네수엘라, 저기도 베네수엘라’.

북한 축구대표팀이 ‘황당 평가전’을 치렀다. 북한은 5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산펠리페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이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킥오프 시간을 예정보다 2시간 뒤로 미뤘다. 현지 기온이 섭씨 36도까지 올라가자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상대팀에서 유니폼도 빌렸다. 북한 측은 비행기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유니폼을 잃어버렸다며 베네수엘라 대표팀 유니폼을 빌려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시간도 10분 단축됐다. 일몰로 경기장이 캄캄해지자 양팀은 1-1로 맞선 후반 35분 경기를 끝내버렸다.

북한은 애초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인 3일 칠레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칠레의 강진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갑작스레 평가전 상대를 베네수엘라로 바꿨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은 “이 경기가 FIFA 공인을 받은 A매치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연습 경기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표팀이 상대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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