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정부 주선때 적절한 시기 방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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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97년 망명한 황장엽(黃長燁.78)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5일 자신의 '4월 미국 방문설' 과 관련해 "한.미 정부간 협의가 이뤄져 우리 정부가 방미를 주선해 주면 적절한 시기에 갈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黃전비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그러나 4월 열릴 예정인 미 상원 의회 북한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된 것이 없다" 고 말했다.

黃전비서는 "지난해 11월 초 미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에게서 방미를 초청받고 '집필 등 복잡한 사정으로 2001년 10월 이후로 미룬다' 는 뜻을 12월 초에 전달한 바 있다" 며 "하지만 방미를 중개한 측의 거듭된 요청으로 지난달 '초청에 응하겠다' 는 뜻을 전했다" 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지난 2월 12일자 黃씨의 친필서한은 '지금은 나의 개인 사정에서 문제되는 점이 없으므로 언제나 귀하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고 헬름스 위원장에게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는 "黃씨의 신분상 경호문제에 대해 한.미간 협의가 이뤄져야 하고, 黃씨가 자기 뜻으로만 미국에 가는 것은 곤란하다" 는 입장을 밝혀 다음달 방미가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黃씨가 청문회에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고 덧붙였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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