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안기부 자금 사건 KBS 보도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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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6일 국회 문화관광위에 KBS 박권상(朴權相)사장이 출석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언론개혁관련 보도의 편중문제▶방송의 정치적 공정성 시비▶인사의 지역편중 논란을 끈질기게 문제삼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악의적인 주장" (鄭範九의원)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KBS는 대통령의 '언론개혁' 말 한마디가 떨어지기 무섭게 '긴급 심야토론' 을 편성해 편파적으로 방송했다" 며 "권력핵심의 의중에 전폭적으로 동조하는 보도로 방송이 신문개혁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심규철(沈揆喆)의원도 "방송이 신문을 죽이는 'DJ식 신(新)언론 길들이기' 에 방송이 앞장서고 있다" 고 거들었다. 남경필(南景弼)의원은 "안기부 자금 사건을 부풀려 한나라당을 범법집단으로 몰았다" 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역편중 인사논란' 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었다. "KBS의 본부장급 이상 10명 중 5명, 편집.보도본부 부장급 이상 49명 중 20명이 특정지역 출신" 이란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 자민련 배기선(裵基善)의원은 "호남대통령이 나와 어렵게 국정과업을 수행 중인데 능력이 문제지 지역이 무슨 문제냐" 고 반박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3월 1일 오후 7~9시) 생방송 계획에 대해서도 "황금시간대 배정은 대통령의 일방적 변명.홍보를 위한 국민의 채널선택권 박탈, 5공시절 '땡 전(全)뉴스' 의 부활" (高興吉의원)이란 한나라당의 주장과 "국민의 정부에선 '땡 김(金)뉴스' 는 없다" (鄭範九의원)는 민주당 주장이 부닥쳤다.

朴사장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朴사장은 한나라당 주장에 휘말리지 말고 당당하게 임하라" 고 주문했다.

朴사장은 지역편중 논란에 대해 "KBS창사이래 호남출신 보도국장은 이번이 처음이고, 상급자인 보도본부장은 충청도 사람" 이라며 "지역편중 주장은 억울하기 짝이 없다" 고 답변했다. 이날 회의는 밤늦게 한나라당 의원들이 "KBS의 예산지출자료가 부실하다" 며 중단시켰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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