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빚 금리인하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쌍용양회의 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당초 약정했던 3천억원 추가 출자 조건으로 채권단의 채무 재조정을 요구하고 나서 국내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26일 "태평양시멘트측이 전환사채(CB) 3천억원을 추가 인수하는 전제조건으로 쌍용양회 차입금의 금리 인하 등 채무 재조정을 요구해와 협상 중" 이라며 "조흥.산업은행과 서울보증보험.한아름종금 등 4개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를 받아들일지를 논의하겠다" 고 말했다.

태평양시멘트측은 "일본 금융기관에서 연 4~5%대의 저리로 차입해 한국 채권단에 연 13~16%의 고금리로 갚고 있다" 며 "한국내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 대출금리를 10%대 이하로 낮춰야 한다" 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이미 1조1천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기로 한 상태여서 태평양시멘트의 채무재조정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추가 출자를 약속해놓고 다른 조건을 내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며 "채권단 중 상당수는 이에 응할 수 없다는 분위기" 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태평양시멘트의 추가 출자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시멘트측은 "채권단과 채무조정안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만 조정안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 투자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쌍용양회측도 "이미 3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된 태평양시멘트측이 회사 회생을 위한 3천억원 추가 출자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태평양시멘트는 현재 추가 지원방식으로 ▶일본에서 3~4%의 저리로 3천억원을 들여와 고금리인 쌍용양회의 채무를 갚거나▶쌍용양회의 CB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출자전환하는 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김남중.정철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