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 2월] 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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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무차별 눈부신 공격 시작된 지 오래다.

떨어진 은빛 파편 가리가리 흩날리어

세상의 모든 혈관들 야금야금 조여 온다.

그것은 반란이다. 분별 없는 대항전이다.

분노를 잠재운 그 순백색 언어들이

바람에 온몸 날리며 타전하는 메시지.

폭설에 묶인 발목 휘청거리는 오후 한 때

각질을 벗겨내던 내 사랑의 뒷자리는

눈 덮인 작은 요람인가 오두막집 한 채.

김정연 <서울 서대문구 홍은 3동 33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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