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올 증시 지난해만큼 매력적이지 않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진주만 공습(금융위기)은 끝났고, 우리는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은 더딜 것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사진)은 1일(현지시간) CNBC의 ‘워런 버핏에게 물어봐’에 출연해 현재의 경제상황을 이 같이 비유했다. 금융위기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주식시장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버핏은 지난해 급격히 반등한 주식시장을 지적하면서, “이미 많이 올라 올해는 지난해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주택경기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1년 동안 주택시장에서 80%에 이르는 지역이 수급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주택가격이 오른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 하락하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은행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은행들이 1~2년 전보다 좋은 상태에 있고, 되살아나는 속도는 10년 전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급격한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선 “우리는 기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부가 고소득층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을 지원함으로써 소비 수요를 진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가 80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몇몇은 반등에 성공했고 나머지도 천천히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버핏은 경제 전반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는 것 이외에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후계자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세 시간에 걸쳐 설명했다.

권희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