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독으로 주름살 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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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독을 약으로 탈바꿈시킨 보톡스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보톡스란 통조림 고기가 썩을 때 발생하는 보툴리눔 독소를 상용화한 제품.

미식품의약국의 공인을 거쳐 1997년 국내 의료계에 본격 도입된 보톡스 요법은 우리나라에서만 매달 3천여명이 시술받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보톡스 요법은 주름살 제거에 효과를 발휘한다.눈가나 미간,이마의 주름살에 직접 보톡스를 주사한다.치료원리는 주름살을 만드는 안면근육을 마비시키는 것.

드림피부과 서구일원장은 "눈가의 경우 좌우 각각 3군데,미간은 5군데,이마는 7군데 정도 주사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고 설명했다.

시술시간은 10여분 남짓. 가느다란 주사침을 이용하므로 통증이 적고 마취가 필요 없으며 시술후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독소라고 하지만 극미량을 희석시켜 주사하므로 부작용도 거의 없다.시술후 독소가 다른 근육부위로 퍼지지 않도록 3시간 동안 누워있지 않는 것이 유일한 주의사항이다.

보톡스 요법은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의 의학잡지 NEJM은 최근 보톡스 치료가 주름살 제거는 물론 땀이 많아 고생하는 다한증에도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양쪽 겨드랑이에서 8시간당 4컵이나 되는 땀을 흘리는 극심한 다한증 환자 1백45명에게 보톡스 요법을 실시한 결과 85%나 분비량을 줄였다는 것.

서원장은 "보톡스가 근육마비뿐 아니라 땀샘을 자극하는 교감신경의 작용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 이라며 "겨드랑이의 경우 1㎝ 간격으로 한쪽당 30∼50차례 주사한다" 고 말했다.

손과 발에 생기는 다한증은 한쪽에 70∼1백여군데 이상 주사해야하고 통증이 심해 신경마취가 따로 필요하다.

단점은 효과가 3∼6개월 동안만 나타난다는 것.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맞아야한다.그러나 중독성은 없으며 치료후 주름살이 더 심해지는 것도 아니다.

클린피부과 이미경원장은 "오히려 치료기간 동안 인상을 쓰는 습관이 사라지므로 피부노화를 막을 수 있어 주름살이 시술 전보다 약하게 생긴다" 고 강조했다.

미국 등 외국에서 주사약을 전량 수입하므로 비용이 비싼 것도 흠이다. 눈가 주름의 경우 40∼60만원,미간까지 추가하면 60∼8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양쪽을 합해 80만원 가량이 든다.

표정주름과 달리 잔주름엔 효과가 약한 것도 단점.에스앤유피부과 장승호원장은 “표정을 지을 때만 생기는 이른바 표정주름의 제거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얼굴에 생기는 잔주름은 효과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몇 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장원장은 "주사 당일 얼굴을 찡그리는 등 안면근육을 충분히 움직여주면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고 설명했다.과욕도 금물이다.

클린피부과 이미경원장은 "눈가나 미간,이마에 한꺼번에 주사하기보다 한 곳을 먼저 맞아보고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후 다른 부위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권유했다.

홍혜걸 기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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