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망보상금 장학금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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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들이 학교 수련활동 중 숨진 40대 부모가 사망보상금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에 사는 정경희(46.교사).조영숙(42)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친구들과 함께 진천의 충북종합학생야영장 인근 미호천에서 체육특별활동을 하다 익사한 아들 재훈(당시 15세)군의 사망보상금으로 받은 돈 2천만원을 아들이 다니던 청주 대성중에 기탁했다.

鄭씨 부부는 당초 학교안전공제회가 지급하는 보상금 7천만원을 받지 않고 전액 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으려 했으나 학교측의 만류로 이 중 2천만원만 기탁했다.

대성중은 鄭씨 부부의 뜻에 따라 '재훈장학회' 를 설립하고 이 돈으로 지난 10일 졸업식장에서 올해 고교에 진학하는 재훈군 동기생 중 품행이 바르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3명을 선발, 이들에게 1백만원씩 3백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졸업식장에는 학교측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鄭씨 부부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장학증서가 전달되는 순간 많은 학생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다시 한번 재훈군의 명복을 빌었다.

이 학교 徐순길 생활지도부장은 "재훈군 부모님께서는 앞으로 장학금의 추가기탁을 약속해 더욱 감명을 줬다" 며 "재훈군은 비록 유명을 달리했지만 동기와 후배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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