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YS 부정축재 대목등 역사 모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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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 지난주 펴낸 회고록을 놓고 청와대가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18일 "역사에 대한 모독이자 음모" 라고 단정했다.

◇ "…DJ는 구속" 〓논란이 인 대목은 '(1997년 10월) 김대중씨의 부정 축재를 수사하면 구속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전라도는 물론 서울에서도 폭동이 일어나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된다. 김태정(金泰政)당시 검찰총장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는 YS의 언급도 "사실이 아니다" 고 朴대변인은 주장했다.

오히려 "YS는 (올해) 연초에 세배를 하러 간 金전총장에게 '내가 비자금 수사를 막은 것으로 회고록에 썼으니 그런 줄 알아라' 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반격했다.

◇ "IMF 참회 없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작 언급해야 할 IMF 사태에 대한 책임은 얼버무렸다. 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을 썼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학자나 연구기관.언론에서도 IMF로 가야 할 정도의 위기 상황임을 사전에 말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는 YS의 회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 정도로 국정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한심한 일" 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YS의 외교 실책도 꼬집었다. "집권 초기 일본에 대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 고 말해 IMF 때 일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보복당하는 계기가 된 것 아니냐" "YS 정부 말기에 한.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군사 정보조차 제공받지 못한 것 아니냐" 는 것.

◇'강경엔 초강경' 〓이에 YS는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대응할 필요도 없다" 고 말했다고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한나라당)의원은 전했다.

또 朴의원은 "월간중앙(지난해 11월호)과의 인터뷰에서 'DJ가 비자금과 관련해 몇차례나 호소했다' 고 말해 왔는데 그간 뭘하다 이제 와서 펄쩍 뛰느냐" 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쪽(청와대)이 강경 대응한다면 우리는 초강경 대응하겠다" 고 덧붙였다.

한편 자신을 총리직에서 해임했다는 YS의 언급에 17일 "가당찮은 말" 이라고 반박했던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공방에서 발을 뺐다. 사태가 DJ-YS의 정면충돌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이 기회에 DJ 비자금의 진실을 밝히라" 고 요구했다.

한편 YS는 회고록 발간 직후 상권 232쪽 사진설명에 '기념예배' 가 '기념미사' 로 잘못 인쇄된 것을 발견, 전량을 회수해 수정 스티커를 붙인 뒤 팔도록 했다.

김진국.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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