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방학 중에 있었던 일이다. 친구와 함께 봉사활동을 위해 오전 9시부터 집을 나서서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하는 것이었다.
관공서에 들어가 "봉사활동 하러 왔는데요" 하면 귀찮다는 듯이 "우린 할 거 없어. 딴 데로 가" 라고 내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인근 신도시에 있는 한 우체국에 갔더니 봉사활동에 나선 우리에게 시킨 일이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또래 아이들을 막으라는 것이었다.
하도 어이가 없고 황당했지만 그래도 달리 마땅히 봉사활동을 할 만한 곳이 없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았다.
어른들이 시간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학생들은 봉사활동 시간을 터무니없이 올리고 있었다. 심지어 방금 와놓고 "아침부터 와서 봉사활동을 했다" 고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귀찮은지 그냥 사인을 해줬다.
PC방 같은 곳에서 놀다 와서 사인을 해달라는 학생들이 있어도 결과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한 아이들과 똑같았다.
이제 제대로 된 봉사활동이란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나 시키는 사람 모두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봉사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할 것이다.
구자민.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부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