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 법 바뀌면 끊길라"…미 정가 때아닌 '돈 모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 공화.민주 양당과 소속의원들이 선거자금법이 개정돼 모금이 어려워 질 것에 대비, 올 상반기에 한푼이라도 더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미국에선 통상 대통령 선거 직후 몇개월간은 선거자금 모금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지만 올해는 당 차원에서는 물론 상하 양원 의원들 모두가 바닥난 금고를 채우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과 러셀 페인골드 상원의원(민주)이 지난달 선거자금법 개혁안에 대한 상원의 60번째 지지자를 확보해 현재와 같은 방식의 선거자금 모금을 제한하는 법개정이 확실해지면서 노골적이다.

선거자금법 개혁안의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정당에 대한 무제한적이고 무원칙한 현행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상임위원회와 정치인 개개인의 정치자금 모금도 규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공화당 선거자금 담당책인 토머스 데이비스 3세는 "새 선거자금법이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모을 수 있는 만큼 자금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부담감이 양당 정치인들을 짓누르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전에는 중진급 의원들만 구성했던 정치행동위원회(PAC)가 일반 의원들까지 확산돼 힐러리 클린턴이나 존 코자인 의원 등 초선의원들까지 이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선거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민주당측은 올들어 3개월간 모금할 선거자금이 1996년 말의 대선이 끝난 직후인 97년 1~3월 사이에 모금한 3백만달러를 쉽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도 97년 상반기에 모금된 1천3백만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선거자금을 올해 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권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