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정치분야] 여의원의 여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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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 6공과 김영삼(金泳三)정권까지 오락가락하면서 기회주의와 보신주의에 이골이 난 인물들이 청와대와 내각에 상당수 기용돼 있다. "

9일 아침 민주당 함승희(咸承熙)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위해 배포한 원고에 들어 있던 내용이다.

기자실에 질문지를 돌린 뒤 당내에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당 관계자는 "5공 때부터 정치를 한 것으로 따지면 김중권 대표와 이한동 총리인데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궁금하다" 고 말했다.

咸의원의 인사비판은 친정인 검찰쪽까지 나갔다. 원고에는 "김영삼 정권시절 '성역없는 사정' 을 외쳤지만 사정의 대상 인물들을 수사 요직에 앉혀놓은 잘못된 인사로 말미암아 실패했다" 고 돼있다.

그러나 咸의원은 오후에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가선 이런 내용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야당에 유리한 내용이라는 당 지도부의 설득에 밀려 이 대목을 뺀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당 한 중진의원은 "그런 말을 할 만큼 소신.배짱도 없으면서 왜 보도자료만 먼저 돌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언론의 관심을 끈 뒤 뒤로 빠지는 속셈 뻔한 행태" 라고 지적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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