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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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 에서 귀신을 알아보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소년으로 나왔던 홀리 조엘 오스먼트가 주연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는 제목처럼 아름다운 영화다. 그리고 서글픈 영화다.

오스먼트의 깜찍한 얼굴이 작품을 경쾌하게 끌고가지만 어른들로 대표되는 이 사회를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려다 결국은 죽고 마는 부분에선 눈물을 감출 수 없다.

요즘 미국에선 '밈(meme)' 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생물학적 유전자(gene)처럼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주는 '밈' 이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한 개인의 선행 혹은 악행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된다는 주장이다.

'아름다운…' 는 굳이 밈이론을 거론하진 않지만 상당 부분 여기에 신세를 지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이 된 소년 맥킨니(오스먼트)가 사회 선생님이 수업 첫날에 내준 숙제, 즉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라는 과제를 받고 주변 친구와 어른들을 '개조' 하는 일에 착수하면서 벌어지는 희노애락이 축을 이룬다.

소년은 알콜중독자인 엄마(헬렌 헌트)와 어릴 적 화상으로 여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선생님(케빈 스페이스) 등의 심리.육체적 상처를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군데군데 작위적 설정이 거슬리지만 영화에 담긴 휴머니즘은 마음을 적신다.

'딥 임팩트' 의 미미 레더 감독. 17일 개봉.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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