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아세톤·손톱깎이도 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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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국제공항의 보안 검색이 크게 강화됐다. 해외 무장단체 등이 한국에 대해 테러 위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승객을 위협하거나 기내 불안감을 줄 위험이 있는 물건.물질은 모조리 압수된다. 평소대로 '생활용품인데 뭐…'라고 생각하며 이런 물건을 갖고 탑승하려다 장시간 보안검색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벌어진 '백색가루'소동이 대표적이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필리핀으로 출국하려던 40대 승객이 비료를 가지고 나가다 압수당했다. 그는 뉴기니아 현지 농장에서 쓰기 위해 비료 샘플을 가지고 나가려 했다. 보안 당국은 이 비료가 탄저균인지 확인하려 질병관리본부에 보내 장시간 감정했다. 승객은 감정이 끝날 때까지 출국하지 못했다.

결국 생물학 테러 위험성은 없는 물질로 밝혀졌지만 '비료에 화학성분이 지나치게 많아 폭발물 재료로 쓰일 수 있다'는 보안 당국의 판단에 따라 반출이 금지됐다. 그는 비료 포기각서를 쓴 뒤에야 필리핀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또 ▶다량의 라이터 또는 성냥▶라이터용 연료▶페인트▶시너▶램프▶부탄가스캔▶총기 및 도검류▶부식성 물질(수은.염소 등) 등은 항공기 탁송이 불가능한 물질이다. 심지어 ▶헤어스프레이▶손톱깎이▶길이가 성인 가운데 손가락 크기를 넘는 열쇠▶수예용 바늘▶스케이트 보드▶어디에서든 불을 붙일 수 있는 딱 성냥▶매니큐어 제거용 아세톤 등도 소지할 수 없다. 언제든지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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