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지도자 합의 형식 통일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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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5일 "지도자간 합의에 의한 통일은 안된다" 고 말했다.

국회의원 통일연구 모임인 국회 한민족통일연구회(회장 林仁培.한나라당)와의 오찬 모임에서다.

李총재는 이 자리에서 "합의에 의한 통일은 비현실적이고 위험하다" 며 중동국가인 예멘을 예로 들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예멘은 1990년 남북으로 갈려 있다가 남북 지도자간 합의에 따라 통일됐으나 불과 4년 만에 빈부.체제차 때문에 내전이 벌어졌고 결국 부강한 자유체제인 북예멘에 의해 무력통일됐다.

李총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기본가치를 인정한 가운데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며 "인위적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시도는 일시적.불완전한 봉합에 그치게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도자간 합의보다는 먼저 통일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전반적 분위기가 이뤄져야 한다" 고 덧붙였다.

李총재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의 당직자는 "당 주변에선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 답방에서 통일체제(1국가 2체제)에 대한 합의를 할 것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며 "李총재의 발언을 이런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李총재는 이 자리에서 국가보안법 개정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李총재는 "당내에 여러 시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의 의견을 수렴하겠다" 고 다짐했다.

고정애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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