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수출로 경기침체 돌파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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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수출을 크게 늘려 경기 침체를 돌파하겠다는 경영전략을 내놓고 있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투자나 매출 목표는 예년보다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내수 부진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전자.자동차 등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은 올해 매출 목표를 10% 가량 늘려 잡은데 비해 수출은 20%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8% 많은 37조1천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매출 신장세를 보인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그러나 수출 목표는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디지털 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2백50억달러로 잡았다. 이를 위해 반도체 시설투자에 6조6천억원을 배정하는 등 설비투자 총액을 지난해보다 15% 가량 늘어난 7조3천억원으로 책정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20조4천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올해 차량 1백72만대를 팔아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8% 늘리기로 했다.

특히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해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1백5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디지털TV 등 고급 제품과 에어컨.컴퓨터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6조4천억원으로 책정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1백억달러를 달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8천억원을 투자해 디지털TV와 벽걸이 TV(PDP) 등 디지털 관련 사업과 차세대 통신장비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1조원은 별도로 연구개발에 쏟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1억달러의 사상최대 선박 수주실적을 올린 만큼 올해는 이보다 크게 줄어든 33억달러를 수주 목표로 잡았다.

대신 연구개발 투자에 지난해보다 32% 많은 1천1백54억원을 쏟아 고가 선박의 기술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무리한 수주 경쟁보다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로 수익성을 높일 방침" 이라고 말했다.

포항제철은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많은 2조4천2백84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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