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연극인 합동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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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18일 경북지역 극단인 '울산' 소속 연극배우 세명이 전북의 대표적 극단인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황토' 연습실을 찾았다. 소설가 황석영씨의 작품 '한씨 연대기' 의 합동공연을 한달여 앞두고 함께 연습을 하기 위해서다.

첫 대면을 가진 두 극단 배우 여덟명은 서먹서먹해 했지만 연극인이라는 동질감으로 금세 친해져 연습에 몰두했다.

20여평 남짓한 연습장은 경상도와 전라도의 사투리가 뒤섞여 다소 산만했지만 연극 연습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영.호남 연극인들이 지역감정의 응어리를 풀기 위한 합동공연을 갖는다. 이들 연극인은 다음달 18일 전주, 22일 울산에서 '한씨 연대기' 를 연극으로 꾸며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한씨가 6.25전쟁 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겪은 애환을 묘사하는 이번 연극은 전라도 판소리 등 두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가미하는 것이 특징. 연극은 1시간 30분동안 펼쳐진다.

이들 연극인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전국연극제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황토 극단의 연극적 깊이를 높이 산 울산 극단의 제의가 계기가 됐다.

따라서 이번 합동공연에 들어가는 비용 2천여만원은 울산이 부담하고 작품을 선택한 대신 연출은 황토 측에서 맡기로 했다. 두 극단은 내년에도 합동공연을 열어 문화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황토' 박병도 대표는 "두 지역간 문화.예술 교류를 활성화 함으로써 지역감정의 응어리가 점차 가실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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