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뒤져봤자지… 정치보복만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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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뒤져봤자 나올 게 없고, 전적으로 정치보복이라는 게 확인된 기다."

김영삼(金泳三.YS.얼굴)전 대통령은 21일 이원종 전 정무수석.홍인길 전 총무수석이 검찰에서 풀려났다는 보고를 받고 이렇게 말했다.

YS는 "(검찰의)강제납치 조사는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현 정권은 대통령이 하야한 필리핀 사태를 남의 일로 봐서는 안된다" 고 주장했다고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한나라당)의원이 전했다.

이와 함께 상도동 관계자에 따르면 YS는 "DJ(김대중 대통령)가 그동안 그렇게 내 주변을 샅샅이 조사한 바 있다.

그 사람들(이원종.홍인길)이 (총선자금과 관련해)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불렀다…" 고 말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YS는 李.洪 전 수석에 대한 검찰수사 강도에 따라 대응방안을 정하려 했다" 며 "지금으로선 DJ가 더 이상의 확전(擴戰)을 원치 않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런 때문인지 여론의 관심사인 이른바 'DJ비자금' 폭로 문제에 대해 YS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YS는 20일 상도동 자택에서 김광일(金光一)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 金전실장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시간 가량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만난 직후다.

金전실장은 YS에게 李총재와의 공조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YS는 일체의 반응 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YS측 인사는 "처음 이 사건(검찰의 안기부 자금 수사)이 터졌을 때 YS는 '(내가)일하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지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며 "YS는 李총재와의 공조쪽보다는 그 이상의 것을 구상하는 것 같다" 고 관측했다.

이수호.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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