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설투자 작년수준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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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업종별 주요 회원사 2백50개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들의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0.3% 증가한 34조4천7백여억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사실상 전년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것으로,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 등 정부 기관과 국책기관.민간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한국산업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등은 올해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둔화되더라도 10% 이상의 증가율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전경련 설문 결과에 따르면 경공업.비제조업은 시설투자가 지난해보다 각각 7.0%.9.7% 줄어들고, 중화학공업은 4.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조선.조립금속기계.비금속 광물 등의 업체들은 올해 두자릿수 이상의 시설투자 증가율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 자금시장 악화.내수 부진.미국경제 경착륙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기업들이 시설투자 계획을 점차 낮춰잡고 있다" 며 "1999년 이후 시설투자 증가율이 해마다 20%대를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시설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한편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업들은 정보화 사업부문에는 지난해보다 투자를 20% 이상 늘리겠다고 답했으나 돈이 많이 들고 전문 기술인력도 크게 부족한 만큼 정보화 투자에 대한 정부의 세제지원과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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