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돋보기] 바주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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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6·25전쟁에 동원된 획기적인 무기 가운데 하나가 미군의 바주카포다. 미 24사단이 한반도에 처음 투입될 때 함께 들어왔다. 바주카포는 구경 3.5인치(88.9㎜)의 대전차 로켓포다. 공식 명칭는 M20A1이다. 로켓포탄을 발사할 때 나오는 후폭풍이 로켓포의 뒤로 빠져나가면서 그 반동력으로 포탄이 날아가는 원리다.

전쟁 발발 당시 한국군이 보유한 대전차 무기는 2.36인치 로켓포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는 북한군이 공격 전면에 배치했던 T-34 전차를 파괴할 수 없었다. 2.36인치 로켓포의 관통력이 12.5㎝에 불과해 T-34의 전면 장갑(두께 24㎝ 수준)을 뚫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군이 바주카포를 들고 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바주카포가 발사하는 대전차포탄 M28은 27.9㎝의 강철판을 뚫을 수 있었다. 이 로켓포탄에 T-34 전차가 맞으면 장갑이 파괴되면서 승무원이 치명상을 입는다. 한국군과 미군은 바주카포를 사용하면서 북한의 전차에 대해 자신감을 얻게 됐다.

바주카포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개발됐다. 2.36인치 로켓포를 대체하기 위해서였다. 바주카포는 6·25 종전 뒤에도 베트남전을 비롯한 여러 전쟁에서 사용됐다. 일부 국가에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성능·제원=길이 152.4㎝, 구경 88.9㎜(3.5인치), 무게 6.5㎏, 최대사거리 913.5m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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