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개미 '쌍끌이' 주가 상승무드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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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연초 유동성 장세의 상승 무드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주 중반 짧은 조정을 거친 주식시장은 주 후반 다시 급등했다. 장세의 주도권은 코스닥시장이 장악한 모습이다. 지난주 코스닥지수는 14.1% 상승한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1.2% 오르는데 그쳤다.

유동성 장세의 가장 큰 특징은 재료보다 수급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다. 돈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장세인 만큼 새로운 자금이 계속 들어와야 지탱된다.

자금유입이 잘 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의 상승흐름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분위기를 계속 달구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 다시 6천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올들어 한국 증시에 1조6천억원을 쏟아부었다.

최근 미국의 뮤추얼펀드에는 신규 자금이 속속 유입되는 가운데 특히 신흥시장 펀드들이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개인투자자들도 본격 가세하는 모습이다. 올들어 고객예탁금은 2조6천억원 늘어났는데 이중 외국인 자금 1조6천억원을 빼면 약 1조원이 개인 자금이다.

지난주 국고채 금리는 5%대의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고,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다시 내렸다. 국고채에 2년반 투자한 게 주식 상한가 한번과 같은 상황이니 주식투자의 유혹은 그만큼 커진 셈이다.

전체 장세의 상승을 예상할 수는 있지만, 어떤 종목에 투자할 것인가는 갈수록 가늠하기 힘들다. 순환매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거래소 시장의 증권.건설주가 쉬는 사이 코스닥의 인터넷.기술주들이 재차 폭등하더니, 이번엔 거래소의 블루칩들도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순환상승의 순서는 누구도 맞히기 힘들다. '뛰는 말을 잡아라' 는 증시 격언이 있지만, 높은 수익 대신 낙마(落馬)의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답답할지 모르지만 아직 제대로 뛰지 못한 말을 잡아 길목을 지키는 투자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주말이면 설 연휴를 코앞에 두게 된다. 긴 휴장을 앞두고 일단 차익을 챙겨두자는 매물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매수에는 신중해야 할 것 같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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