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국내 현금카드로 예금 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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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동남아 국가로 가는 여행객들은 국내 은행의 현금카드로 현지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동남아 국가의 중앙은행, 소액결제시스템 운영기관과 공동 ATM망을 개설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첫 번째로 한은은 상반기 중에 말레이시아와 공동 ATM망을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일본·중국 등과도 공동 ATM 서비스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제 공동 ATM망 개설이 완료되면 두 나라의 모든 은행 ATM에서 잔액 조회와 현금 인출을 할 수 있다. 해외 여행객이 현지 국가의 ATM에서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면 현지 화폐가 지급되며, 인출 당시의 환율을 적용해 현금카드를 발행한 은행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예컨대 한국 고객이 말레이시아 은행 ATM기에서 링깃화를 출금할 수 있고, 말레이시아 고객은 자국 현금카드로 한국의 시중은행에서 원화를 인출할 수 있다.

지금도 해외 신용카드를 이용해 해외 ATM에서 현지 화폐를 인출할 수 있지만, 이는 현금서비스를 받는 형태다. 국내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한은 전한백 금융결제국장은 “국내 고객들이 해외에서도 편리하게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국가와 시스템을 개설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동남아 지역을 시작으로 공동 ATM망 개통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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