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난기류 휩싸였던 미국 여객기 한국인 등 부상자 18명 싣고 비행 강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미국 여객기가 20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상공에서 강력한 난기류에 휩싸여 한국인 3명 등 승객 18명이 부상했다. 하지만 사고 여객기가 비상착륙 등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비행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지만 승객 한 명이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897편(기종 보잉 747-400)으로 승객 245명과 승무원 19명 등 총 264명을 태운 채 미 워싱턴을 떠나 일본 나리타(成田) 국제공항으로 비행 중이었다.

사고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난 것은 이륙 후 8시간이 지난 20일 오전 10시55분쯤으로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상공 9600m에서 고도를 낮출 때였다. 사고 당시 요동치는 난기류로 인해 여객기는 심하게 흔들렸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잠을 자거나 TV를 보던 승객들은 기체 내부 시설에 부딪쳐 부상했다.

하지만 이 여객기는 일본으로 향해 5시간가량을 더 비행한 뒤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이와 관련, 승객들은 사고 여객기의 기장이 아무런 조치 없이 비행을 계속한 것은 승객의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며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장은 또 난기류 사고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으며 나리타공항 도착 직전 구급차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1985년 이후 태평양과 일본 상공에서 난기류에 의한 여객기 사고는 모두 8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2명이 숨지고 270여 명이 부상했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