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송작가들 뭉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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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역방송의 숨은 주역들이 뭉쳤다.

지난달 23일 창립총회를 가진 대구 ·경북방송작가협회(회장 姜丙順 ·31 ·여)회원들이 그들이다.

지역 KBS ·MBC ·TBC 등 공중파 TV ·라디오에서 활동중인 작가 6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지역 방송작가 거의 대부분이 회원으로 가입한 셈이다. 남자회원은 3명뿐.

작가들은 각 방송사에 소속돼 형식적으로는 서로 경쟁관계다.하지만 친목도 도모하고 지역방송의 질을 한차원 끌어올리자며 뜻을 모은 것이다.

현재 서울에 한국방송작가협회가 있지만 '3년 이상 서울에서 활동한 주요작가' 라는 조건이 붙어 있어 지역 방송작가들에겐 문이 열려 있지 않은 실정이다.

姜회장은 "지역 방송작가들도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며 “이들의 역량을 서로 보완해나갈 방안을 논의하다 협회 창립이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방송작가들은 대개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이들은 방송사의 정식직원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지역방송을 좌지우지한다. 진행자들의 주요 발언내용은 물론 방송의 구성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송출되기까지 방송작가의 손을 거치지 않는 과정이 없을 정도다.

지역방송이란 이유 때문에 이들이 겪는 어려움도 있다.서울과 달리 장수 프로그램이나 드라마가 없어 특정 분야의 전문작가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은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러 장르를 두루 거치면서 이들은 만능작가가 돼간다.

이미 유명세를 탄 프로그램을 만든 작가도 있다.

하주영(29 ·여)씨는 1999년 PD협회상을 받은 ‘장애인 김충준씨 부자의 첫번째 도전’이란 다큐멘터리 작품을 썼고, 최경숙(31 ·여)씨는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KBS ‘대경패트롤’을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협회 집행부가 모여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협회는 방송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작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회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분기마다 지역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다음달 중순에는 홈페이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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